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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새의 희생



황새는 예로부터 길조(吉鳥)로 여겨졌는데
황새가 군락을 이루면 큰 벼슬을 할 사람이나
만석꾼이 태어난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친근한 우리나라 농촌의 텃새입니다.

하지만, 현재는 줄어드는 개체로 인해
멸종위기종이 된 황새는 다른 새들과는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먼저 황새는 한번 짝을 맺으면
평생 자신의 짝을 보살피는 독특한 새인데
심지어 수컷이 죽으면 암컷은 죽기까지
혼자 사는 일도 종종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깊은 부부애만큼이나
더 특별한 것이 있는데 그건 바로
'자녀 사랑'입니다.

대부분의 새는 수컷과 암컷이 번갈아 가며
먹이를 물어 오는데 황새는 먹이를 하나씩 물어오지 않고
다량의 먹이를 가슴속에 품고 와서는
목에 힘껏 힘을 줘서 연신 먹이를
둥지에서 토를 한 뒤 새끼들에게 먹이를
골고루 나눠줍니다.

황새의 이러한 행동은 새끼들끼리의
먹이 경쟁을 낮춰 자칫 경쟁에서 도태되는 개체가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황새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효'가 있습니다.
다 자란 성채가 된 새끼 황새들은
자유롭게 훨훨 날아갈 수 있지만
나이가 들어 병든 부모 황새를 위해 먹이를 물어다 주고,
자신의 큰 날개로 쇠약한 부모를
정성스레 보호합니다.

이러한 황새를 보고 로마 시대에는
자녀가 나이 든 부모를 의무적으로 보살피도록 하는
'황새 법'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부모의 사랑, 효.
이 두 가지는 한낱 미물도 깨닫고 지키는
자연의 섭리와 같습니다.

그리고 이 둘의 공통된 핵심은
바로 '희생'입니다.

부모의 사랑, 자녀의 사랑
모두 희생을 바탕으로 세워진
귀한 섭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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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등록금

 

저와 동생은 어릴 적 사업을 했던 아버지 덕분에

넉넉한 가정환경에서 남 부럽지 않게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아버지가 운영하던 회사가

부도를 맞게 되었는데 아버지는 그 충격으로 인해

쓰러지셨고 결국에는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는 많은 빚을 남기고 떠났기에

세상에 남아있는 저희 형제는 하루가 멀다 하고

돈을 갚으라는 사람들로 조용할 날이

거의 없었습니다.

더러는 망연자실하게 있는 저희 형제를 보고

안쓰러운 마음에 빚을 탕감해주시기도 했지만

많은 빚을 저와 동생이 벌어서 계속

갚아나가야 했습니다.

너무 힘들었던 저는 도망치듯 군에 입대했는데

동생으로부터 대학에 합격했다는 연락을 받게 되었습니다.

휴가를 나와보니 동생은 등록금이 없어

끙끙 앓고 있었습니다.

누구도 우리에게 돈을 빌려주지 않았습니다.

친척들마저도 이미 망한 집에 돈을 빌려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저와 동생은 무작정 거리를 걸었습니다.

그리고 예전 종로 허리우드 극장 근처의

한 은행에 들어갔습니다.

저는 때마침 문이 열려 있던 지점장실로

동생과 함께 곧장 향했는데 신기하게도 아무도

제지하지 않더군요.

지점장님으로 보이는 나이 지긋한 분이

책상에 앉아 뭔가를 쓰고 계셨습니다.

앉으라고도 안 했는데 저와 동생은 자리에 앉아

지점장님의 일이 끝나길 기다렸습니다.

보통 같으면 경비를 부를 만도 한데

지점장님은 그저 우리 형제를 물끄러미 쳐다보고는

무슨 용무로 왔는지 물었습니다.

저는 책상에 동생의 대학 합격증을

보여주며 말했습니다.

"제 동생이 대학에 합격하고도 등록금이 없어서

대학에 못 들어가게 생겼습니다.

아버지는 많은 빚을 남기고 돌아가셨고,

저는 군에 있어서 도움을 줄 길이 막막합니다.

염치없지만 동생의 등록금을 빌려주신다면

꼭 갚겠습니다."

진지한 표정으로 제 이야기를 듣던 지점장님은

대학 합격증을 보시더니 어딘가로 전화를 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돈을 찾아오라고 하시더니

그걸 빌려주신 것입니다.

차용증을 쓰겠다는 제 말에 필요 없다고 하시면서

대학에 들어가서 공부 열심히 하라고

동생의 어깨를 두드려주셨습니다.

훗날 알고 보니 지점장님은

고려대 경영학과에 합격한 제 동생과 같은

대학 선배였습니다.

같은 학교 선배로서 형편이 어렵다는 이유로

대학을 포기해야 하는 제 동생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처음 보는 우리 형제에게 조건 없는

선의를 베푸셨던 것입니다.

이후 제 동생은 대학에 다니는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4년이 지난 다음에야

빌린 등록금을 다 갚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0년 동안 안부를 물으며 인연을 이어갔습니다.

30년이 지난 지금은 연락이 끊겼고

저의 사랑하는 동생은 10년 전 지병으로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삶의 벼랑 끝에 서 있었던 우리 형제에게

어떠한 조건도 없이 큰돈을 빌려주셨던 지점장님...

아직도 그때의 은혜를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혹시 이 편지를 보신다면 연락이 닿아서

꼭 뵙고 싶습니다.

 

동물 에세이 '살리는 일'의 저자 박소영 작가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살리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밥을 먹이고,

고통으로부터 보호하고,

마음의 상처를 보듬는 일.

새 힘을 주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일.

더러는

나의 작은 미소가,

나의 작은 손길이,

나의 작은 마음이

누군가를 살리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작은 힘이나마 누군가를 위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오늘, 지금 이 순간부터 '살리는 삶'을

살아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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